My story

2016.10.02 - 교회 반주하면서 든 생각

반주하는 Samuel Park 2016. 10. 2. 23:47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희 교회에 새로운 지휘자님이 오신 날이었어요. 제가 서울에 올라와서 성가대 반주자로 섬기면서 세 번째로 뵙게 되는 지휘자님인데, 항상 새로운 분이 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긴장이 사실 굉장히 반가웠어요~ 

 

 반주를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 반주를 하지 않는 게 부자연스러웠던 저였고, 그러다 보니 때로는 그 반주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그저 늘 하던 대로..라는 생각이 조금 강했던 걸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이번 계기를 통해서 제게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어릴 때 피아노 학원에서 체르니 30번의 중간 정도까지만 치고 피아노가 너무 치기 싫어서 학원을 그만뒀어요. 당시에는 악보만 치는 게 너무 재미가 없었고, 다시 피아노를 칠 일이 또 있을까 싶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학원을 그만두면서 어머니께 다시는 피아노를 치지 않을 테니까 피아노 학원을 그만 다니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했죠.. 그런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참 놀랍게도 그 말을 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제가 주일학교 반주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가 아는 코드 반주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Major, minor 코드, 그리고 아르페지오 주법 정도였죠.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제게 능력을 주셨고, 가진 재료를 가지고 반주를 잘 할 수 있게 힘을 주셨어요. 그렇게 교회 반주를 하다가 대학생 때 갑자기 성가대 반주자 자리가 공석이 돼서 제가 반주를 맡게 되었답니다.

 

 

 

 당시 악보 반주는 찬송가를 겨우 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성가대 반주를 맡아달라고 하셨을 때 정말 겁이 나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단 한순간도 제게 주어진 자리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제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그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반주한 곡은 소나티네 중에서 쉬운 곡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 같은데, 찬송가를 제외하고는 악보를 안보다 보니 악보 보는 눈이 많이 나빠졌더군요.. 그 곡도 벌벌 떨면서 반주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악보 보는 눈이 좋아지고, 나중에는 지휘하시는 어머니께서 급하게 곡을 당일에 바꾸셔도 어느 정도 쳐 낼 정도가 됐죠. 그렇게 시간이 또 흘러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이사를 하고, 새로운 사역지에 가게 되었고 또 지금까지 이렇게 반주를 하고 있네요~


 사실 코드 반주만 하는 사람이 성가대 반주를 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이랍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악보 반주를 벌벌 떨면서 하는 걸 보고, 너무 긴장한다고 하셨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저였답니다..^^ 저는 지금도 악보가 없는 코드 반주가 훨씬 편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악보랑 친해진 느낌이 든답니다. 그리고 반주할 때 악보 반주가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제가 좀 바꾸기도 하고요^^

 

 

 

오늘 새로운 지휘자님이 오시면서 제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어요. 많이 부족했기에 항상 더 준비하고 연습했던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이런저런 많은 일을 하게 되면서 옛날만큼 반주를 준비 못하는 것이 참 아쉽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새로운 지휘자님이 오시면서 제 마음가짐이 새로워졌으니 다시 한 번 새로운 마음으로 반주를 할 계기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오후 예배 때 불렀던 찬양인데, 이 곡의 마지막 가사가 참 마음에 와 닿았는데, 이렇게 영상 미리 보기 화면에 나와있네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습니다."라는 이 고백이 참 은혜롭게 와 닿습니다.


 교회 갔다와서 학교 과제랑 집 정리를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얼른 마무리 하고 자러 가야겠습니다. 다들 푹 쉬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