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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김수영 - 풀

반주하는 Samuel Park 2013. 12. 23. 00:25

이 눕는다                          … 풀이 땅에 엎드린 상태

비가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데 풀이 눕지 않으면 뽑힐 수 있기 때문.

눕고                              

드디어 울었다                       … 존재의 위험에 대한 두려움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 1연에서는 풀의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2연은 1연과 다르게 풀의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람과 비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면서

1연과는 다른 풀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날이 흐리고 눕는다

발목까지                       - 풀의 뿌리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뿌리가 눕는다

 

 -3연 역시 풀의 능동적인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 시에서는 눕는다와 일어난다, 그리고 웃는다와 운다의 대조되는 시구가 있습니다. 풀은 민중을 상징하는데, 민중에는 두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즉자적 민중으로 1연의 수동적인 풀의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자적 민중으로 2연의 능동적인 풀의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전자는 세상일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관심을 가진다면, 후자는 세상일에 관심이 많고 그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경우입니다.

 

 풀을 괴롭히는 바람은 힘과 권력을 상징합니다. 이 시는 권력이 아무리 민중을 누르고 괴롭혀도 민중은 언젠간 능동적으로 그것을 바꾸려고 할 것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