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조개(껍질이 예쁜 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순진성)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철교)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화자) … 무쇠다리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 있는 다리.
바람소리도 호개소리(호루라기)도 인전(이제)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누가 죽거나 잡혀가는 소식)이 뒤어들 것만 같애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미더운 북간도 술막(숙박, 식사, 술을 해결 할 수 있는 곳)
- 2연의 1행에서 호루라기 소리는 국경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인데, 그것이 무섭지 않다는 것은 시적 화자가 이미 국경을 많이 넘어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 북쪽으로 가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란 말..
눈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히 잠거다오
-화자와 청자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
네 두만강을 거너 왔다는 석달 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천리 천리 또 천리 산마다 불탔을겐데 … 3달 전만 해도 조국은 가을이었다.
그래두 외로워서 슬퍼서 초마폭(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더냐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 울어 … 북으로 오는 데 걸린 시간.
불술기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
차알삭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취한 듯
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없이 새기는 보조개
가시내야
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전라도 가시내야
두어 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 아닌 봄을 불러 줄께 … 과거에 있었던 행복했던 시절
손대 수집은 분홍댕기 휘휘 날리며
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
이윽고 얼음길이 밝으면
나는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에 우줄우줄 나설게다
노래도 없이 사라질게다
자욱도 없이 사라질게다
- 시적 화자를 독립운동가로 추측할 수 있다.
이 시는 식민지 현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삶이 어려워 북으로 떠난 사람들, 국경을 넘어 만주, 러시아 등으로 흩어진 우리 민족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