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언어 학습법은 상담심리학과 인본주의라는 배경에서 시작합니다. 상담에서는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을 내담자라고 하는데, 공동체 언어 학습법에서는 학생을 바로 그 내담자로 봅니다. 상담을 할 때에는 상담가가 내담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속에 있는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바로 그 역할을 교사가 해야 하지요.
공동체 언어 학습법은 5단계의 원리를 가집니다. 1단계는 태아 단계라고, 어릴 때 아기가 웅얼웅얼하는 말을 주변 사람들이 일종의 통역을 해주죠. 아기의 엄마는 우리가 못 알아듣는 아기의 발화를 알아듣는 것처럼, 태아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본인의 모국어로 발화를 하면 교사가 그것을 목표어로 옮겨줍니다. 때문에 교사는 학습자 모국어와 목표어를 둘 다 잘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2단계는 자기주장 단계입니다. 여기서는 이제 학습자가 태아 단계에서 조금씩 듣고 배운 목표어를 구사하면서 목표어 발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 수준은 미약합니다.
3단계는 자각 단계입니다. 이제 학습자는 교사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목표어 발화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목표어의 표현이 풍부해지고 학습자가 혼자서 발화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4단계는 역할 전도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목표어 학습량이 크게 증가하는데, 그 이유는 목표어의 지식을 학습자가 배우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5단계에서는 독립 성인 단계로 학습자는 교사에게 배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이릅니다.
그럼 이제 공동체 언어 학습법의 특징을 살펴봅시다. 상담 심리학의 배경을 담고 있는 학습법이므로 학생은 목표어에 대한 불안을 덜 느끼게 됩니다. 또 학습자가 발화한 것을 교사가 목표어로 옮겨주기에 수업은 학습자 위주로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학습자는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게 되기에 학습 동기가 유발되며,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는 주변 학생들과도 쉽게 상호작용을 하여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언어 학습법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장점은 학습자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학습자가 원하는 것을 수업시간에 다루기에 유의미적 학습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때문에 학습자가 실용적인 관점으로 목표어를 공부할 수 있고, 본인이 배우고 싶은 내용을 정할 수 있기에 학습 동기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초급 단계의 학생과 소수의 수업 구성원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교사가 학습자 모국어와 목표어를 잘 구사해야 하기에, 교사의 역할이 비대하며 그런 교사를 구하는 게 다소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한 학습자가 배우고 싶은 부분을 배우기에 내용의 체계성이 떨어질 수 있고, 한 그룹의 학생들이 같은 모국어를 가질 때에만 이 학습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언어 학습법을 사용할 때에는 자리를 원형으로 앉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교사와 학습자가 서로 쳐다보기도 용이하고, 교사가 교단에 있고 학습자들이 아래에 있는 그런 분위기보다 학습자들의 긴장감이 해소되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법은 목표어 회화 능력을 빠르게 키우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영어 회화를 공부할 때 저랑 짝지였던 형에게 한국어에서 영어로 옮기는 것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했었거든요. 그렇게 하면 사실 당장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되기에 빨리 회화 능력을 키우고자 할 때에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습자의 목표어 수준이 초급 이상의 경우부터는 목표어를 체계적으로 배우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으로 공동체 언어 학습법의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