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 배운 제2언어 습득론에 대해 요약정리해보겠습니다. 제2언어 습득의 연구 목표는 제1언어 습득과 제2언어 습득의 과정이 같은지 다른지를 밝혀내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뇌의학, 심리학, 언어학, 언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관여합니다. 그 결과를 통해서는 외국어 교육에 활용할 수 있고, 각종 교재 편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언어를 가르치는데 적절한 교수법을 고안해 낼 수 있습니다.
제2 언어 습득과 관련된 연구는 역사가 그리 긴 연구 분야가 아닙니다. 1967년 Coder가 발표한 The significance of learner's errors가 그 시초입니다. 그 후 셀린커가 중간언어라는 개념을 확립하면서부터 제2 언어 습득과 관련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제2 언어 습득 이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행동주의와 대조 분석 가설이 있습니다. 행동주의자들은 학습을 자극-반응-모방-강화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후천적인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대조 분석 가설도 이 행동주의의 배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대조 분석 가설은 처음에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밝히기 시작했는데, 많은 반례가 나타나서 가설을 수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행동주의자들은 학습자 모국어와 목표어의 차이가 클 수록 언어 학습이 어렵다고 했지만, 실제로 비슷할 경우에 혼동이 오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다음은 생득주의의 보편문법과 입력 가설입니다. 생득주의는 선천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능력을 인간이 타고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 문법이 그들의 언어 습득을 돕는다고 했습니다.
입력가설은 크라센(Krashen)이 발표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먼저 습득-학습 가설입니다. 크라센은 학습과 습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습득은 무의식중에 언어를 배우는 것이고, 학습은 의식 중에 언어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즉, 그는 습득과 학습은 확실히 다르며 학습은 습득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크라센의 다음 가설은 모니터 가설입니다. 이는 학습에서 학습자가 자기 감시를 실현하면서 실현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습득 과정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모니터는 우리가 TV에서 연예인들이 모니터링한다는 것처럼 무엇인가 확인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언어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언어를 배울 때에 어리면 어릴수록, 성격이 활발할수록 언어를 배우는 데 좋다는 것은 바로 모니터 가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영어 회화를 공부하려고 대학교 1학년에 영어 회화 학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같은 반 학생들은 영어 전공이 아니었기에 영어를 못하는 데에 부담이 없었지만 저는 영어 전공자였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모니터의 발동이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말하기를 꺼리고, 말을 하더라고 생각을 많이 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은 자연 순서 가설입니다. 문법 형태를 배우는 데에 일정한 순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력 가설이 있습니다. 크라센은 일단 많은 입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여기에는 이해 가능한 입력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입력을 많이 준다고 수준 높은 강의를 틀어주면 그 아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지요. 그러나,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입력을 주면 아이는 문맥이나 상황을 통해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i(학습자의 수준) +1(학습자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입력) 이렇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입니다. 여기서 정의는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단어입니다. 즉, 학습자의 동기, 욕구, 태도 등을 말하는데 이 부분이 학습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크라센은 학습에서의 좋은 환경은 정의적 여과 장치가 낮은 단계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그는 수업 시간에 학습자들을 편안하게 해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학습자가 언어 습득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호주의도 제2언어 습득에 관한 의견이 있습니다. 그들은 학습자가 언어를 배울 때 교사와의 관계와 상호작용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사회적 구성주의와 수정적 상호주의로 나뉩니다.
먼저 사회적 구성주의를 보면, 학습자와 문화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굿맨(Goodman)이라는 사람은 개인이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과정 거치고 그것은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즉, 각 사회에는 그들이 고유하는 공통된 것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렇기에 같은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의미 협상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수정한다는 것입니다.
수정적 상호주의는 크라센의 i+1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해 가능한 입력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입력을 줬는데 그것을 학습자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 입력을 수정하여 학습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 낮은 수준으로 입력을 수정하는 것은 학습자가 언어를 배우는 데에 도움이 안되므로 지양해야 할 경우입니다.
다음으로 제2언어 습득론 연구 주제에 대해 봅시다. 첫 번째로 학습자 요인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결정적 시기 가설인데요. 이는 언어를 배우는 데에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춘기를 기점으로 이 시점을 보는데, 사춘기 이전이 사춘기 이후보다 언어를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연령도 언어를 배우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지요.
그 이유는 아동과 성인이 언어를 배우는 태도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아동은 언어를 분석하지 않고 잘 받아들입니다. 또한 한번 머리에 배운 것을 남기면 그것이 오래갑니다. 때문에 일제 강점기에 일본어를 배운 윗 세대 어른들은 아직도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아신다고 합니다. 아동과 반대로 성인이 언어를 배우려고 할 때에는 언어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또한 모국어가 다른 언어를 배우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언어를 배우는 데 방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연령 이외에도 동기와 태도도 언어 습득에 영향을 미칩니다. 동기는 너무나도 많이 들은 단어이고, 당연한 내용이라 따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학습자가 어떠한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언어 습득에 득이 되고, 실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이 수학 선생님을 좋아하면 수학이라는 과목까지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학습에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학습자 뿐만 아니라 교사도 학습자에 대해 무한 긍정의 태도를 취할 것을 당부합니다.
마지막으로 명시적 학습과 암시적 학습에 대해 요약해 보겠습니다. 명시적 학습은 말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생이 교사에게 영어의 동명사의 문법 기능에 대해 물으면 교사는 그것을 설명해 줍니다. 즉, 의식화된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반대로 암시적 학습은 인식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크라센의 말을 빌리면 이 부분은 습득이 되겠지요.
이상으로 제2 언어 습득과 관련된 내용 정리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