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언어학은 언어 사용에 있어서 그 정확성 뿐만 아니라 상황이나 문맥에 적절히 사용되고 있는가까지 연구하는 언어학입니다.
이전 포스팅인 코퍼스 언어학에서도 구어 코퍼스의 경우에는 그 상황이 함께 기록되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것이 바로 사회 언어학적 요소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언어학에서 다룰 수 있는 연구 주제는 광범위하지만 저는 학생의 입장에서 몇 가지만 다뤄보려고 합니다. 먼저 지역 방언과 사회 방언의 예를 보죠.
지역 방언은 흔히 사투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제주도 등등 우리나라는 크리 땅이 넓지는 않지만 각 지역 나름의 방언을 가지고 있죠. 물론 의사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방언이기에 다행이지만, 필리핀의 경우는 서로 못 알아들을 정도의 방언도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한국에 태어난 게 어찌나 감사한지.. 땅이 넓은 중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요.
지역 방언에는 한국어의 과거 언어 형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 예로 경상도 방언을 보시죠.
뭐 문노? // 뭐 문나? // 이 두 가지의 의미 차이를 아시는가요? 저는 부산 사람이기에 이 차이를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알 수 있지만, 다른 지역 분들의 경우는 어떠할지 모르겠네요.
앞의 뭐 문나?는 판정 의문문 (Yes/No Question)입니다. 만약 누군가 저렇게 물어보면 응 또는 아니로 대답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뭐 문노?의 경우는 설명의문문입니다.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답을 해주셔야겠죠. ~를 먹었다고 대답하시면 되겠죠? 정리를 하면 뭐 문노? =뭐 먹었어? // 뭐 문나? - 뭐 먹었어? 이렇게 똑같이 표준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상도 방언에 중세 국어의 요소가 남아있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렇듯 방언을 토대로 풍부한 언어 사용이 가능하고 언어 역사 연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방언을 못 알아듣는 사람의 경우에는 배타성을 느끼고, 심리적 경계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그다음은 사회 방언입니다. 사회 방언은 화자의 계층, 성별, 나이, 직업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10대의 언어, 20대의 언어가 다른 것처럼 나이도 사회 방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다언어 사회에서의 개념인 다이글로시아입니다. 다이글로시아(diglossia)는 2개의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중에서 고급 변종이라 불리는 언어는 고급문화를 누리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에는 양반들이 한글을 경시했죠. 그 대신 한자를 사용했고, 일반 백성들은 한자를 모르니 한글을 사용했고요. 여기서 한자는 고급 변종으로 볼 수 있고, 한글은 저급 변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한글이 이런 대접을 받았다니 가슴이 아프군요. 그렇지만 현재는 많은 국가에서 한국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니, 우리 한글이 과거 아픔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그다음은 폴리글로시아(polyglossia)입니다. 이는 3개 이상의 언어 변종이 한 사회에 존재하는 것인데요. 언어가 1개여도 방언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많은데, 언어가 3개 이상이라니요.. 아무튼 이 예로는 말레이시아를 들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근대 말기에 각 나라로 퍼져나간 중국인들이 많이 있어서 표준 중국어와 말레이어 그리고 영어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요? 한국도 어떻게 보면 점점 다언어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영어의 사용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은 다른 나라에서도 외국인들이 한국에 여행, 취업 등의 목적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죠. 예전에는 길을 지나갈 때 영어를 쓰는 외국인들을 많이 본 것 같은데, 요새는 영어 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한국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회 언어학적 요소를 찾으라고 하면 경어법을 들 수 있겠죠? 하지만 경어법은 세부적으로 3가지로 나눠진답니다. 먼저 말을 듣는 청자를 높이는 상대 높임법입니다. 상대 높임법은 문장의 종결 어미에서 실현됩니다. 한국어에는 총 6가지의 상대 높임의 등급이 있는데, 이 부분은 여름 계절학기 때 수강한 한국어 문법의 이해라는 과목에서 배웠던 내용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십시오체 (아주 높임) , 하오체 (예사 높임) , 하게체(예사 낮춤) , 해라체(아주 낮춤) // 격식체
해라체(두루 낮춤) , 해체(두루 낮춤) // 비격식체 이렇게 총 6가지의 등급이 있습니다. 하오체는 주로 사극이나 나이 드신 분들께서 많이 쓰시죠? 하게체는 장모님이 사위에게 말할 때 많이 쓰고요.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경어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간단한 해요체를 하십시오체보다 많이 쓴다고 하네요.
그다음은 주체 높임과 객체 높임이 있습니다. 주체 높임은 조사 -께서 와 주체 높임의 선어말 어미인 -시-에서 실현됩니다. ex> 교수님께서 길을 가시었다.
객체 높임은 어휘를 통해서 실현되는데요. 먹다-드시다, 데려가다-모시고 가다 등의 어휘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마지막은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높임법 사용이 결정되는데요. 예를 들어 처음 만난 경우에는 나이가 어떻든 간에 비슷한 또래라면 존댓말을 쓰죠. 그러다 나이를 알고 나서는 경어법 사용 정리를 하고 말이죠. 또 공식 석상에서는 아무리 같은 연령이나 자신보다 어린 연령의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어법을 실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고로 압존법에 대해서도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네요. 압존법은 쉽게 설명하면 화자와 청자의 대화에서 제 삼자가 개입될 때 제삼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경어법의 실현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A 부장과 B 인턴직이 이야기를 하다가 C 대리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걸 제가 상황을 만들어보죠.
A(부장) : B 씨 C 대리 어디 갔어?
B(인턴) : C 대리 출장 (가셨습니다./갔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정답은 뒤에 있는 갔습니다가 맞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청자와 제 3자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죠? 직급에 있어서는 부장이 대리보다 높기 때문에 C 대리가 B인 인턴보다 직급이 높을지라도 부장이란 직급 아래이기에 저렇게 경어법을 실현하지 않고 말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지만 기억이 잘 되시리라 생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뒤에 내용이 조금 더 있긴 한데 사회 언어학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여기까지로 사회 언어학 포스팅을 끝내려고 합니다. 이상으로 한 학기 동안 수강했던 응용 언어학 수업에 대한 정리도 끝났네요. 사실 응용 언어학은 4학년 수업이라 한국어 문학부 수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듣는 수업인데, 저는 여름 계절학기부터 한국어 문학부 전공을 시작했으면서 벌써 응용 언어학을 들었네요. 다행히 교직 시간에 들었던 여러 이론들이 본 교과에 많이 나와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