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김수영 - 눈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3. 00:25 posted by 반주하는 Samuel Park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의 첫 범위로 시작된 김수영 시인의 시입니다.

 

살아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

떨어진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살아있다

 

눈이 어느 정도 내려야 쌓이는데, 눈이 살아있다는 것은 눈이 많이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침을 하                         - 무엇인가 불길한 것이 있다.

젊은 詩人(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 젊은 시인은 깨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마음 놓고의 반복으로 강한 자유를 표현.

기침을 하자

 

눈이 오지 않는 세상에서는 마음대로 기침을 할 수 없다.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靈魂(영혼)과 肉體(육체)를 위하여

은 새벽을 지나도록 살아있다

 

 -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영혼과 육체는 그 시대를 바꾸려고 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기침을 하자

젊은 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 가래는 응어리를 표현.

마음껏 뱉자

 

 이 시는 상징시로 무엇인가를 감추는 시인데, 눈,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마음 놓고와 같은 시어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1955년에 이 시가 발표되었는데,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백석 - 여승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3. 00:24 posted by 반주하는 Samuel Park

 이 작품은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 문학 시간에 배운 작품입니다. 그런데, 그때 배운 내용과 대학에서 배운 내용은 확실히 수준의 차이가 있네요. 시를 설명하면서 그 차이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기지취(취나물)의 내음새가 났다      … 절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고, 채소만 먹는다.

                                                  몸에서 나물 냄새가 난다는 것은 승려로서의 삶을 산 것이 오래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쓸쓸한 낯(얼굴)이 녯(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웠다                  … 시적 화자의 감정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 시적 화자와 여인의 첫 만남.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 금덤판은 광산 주위에 음식을 팔려고 차려놓은 일종의 노점상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그 당시 광산에서 금을 발견하면 부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광산으로 갔는데 여인의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여인이 그 남편을 찾아 다시면 광산 주위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섶벌(야생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 꿀을 따러 멀리 가는 벌처럼 남편도 먼 곳으로 돈을 벌러 간지 10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그나마 여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어린 딸마저 죽고 말았다. 예전에는 아이가 죽으면 돌로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떠어진 날이 있었다.

 

 -여승의 슬픔을 산꿩에게 투사. 여승이 되려 머리를 깎으며 눈물을 흘리는 여인.

 

 위 시는 지금 시간의 순서가 뒤엉켜 있습니다. 시간의 순서대로 시를 다시 구조화 시키면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 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평안도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 아이를 따리며 가을밤 같이 차게 울었다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여승을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녯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웠다

 

 이렇게 시간 순서로 재구성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식민지 시대의 가족 해체와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이용악 - 전라도 가시내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3. 00:23 posted by 반주하는 Samuel Park

알록조개(껍질이 예쁜 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순진성)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철교)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화자)                 … 무쇠다리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 있는 다리.

 

바람소리도 호개소리(호루라기)도 인전(이제)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누가 죽거나 잡혀가는 소식)이 뒤어들 것만 같애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미더운 북간도 술막(숙박, 식사, 술을 해결 할 수 있는 곳)

 

 - 2연의 1행에서 호루라기 소리는 국경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인데, 그것이 무섭지 않다는 것은 시적 화자가 이미 국경을 많이 넘어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 북쪽으로 가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란 말..

눈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히 잠거다오          

 

 -화자와 청자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 

 

네 두만강을 거너 왔다는 석달 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천리 천리 또 천리 산마다 불탔을겐데        … 3달 전만 해도 조국은 가을이었다.

그래두 외로워서 슬퍼서 초마폭(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더냐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 울어                               … 북으로 오는 데 걸린 시간.

불술기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

 

차알삭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취한 듯

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없이 새기는 보조개

가시내야

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전라도 가시내야

두어 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 아닌 봄을 불러 줄께             … 과거에 있었던 행복했던 시절

손대 수집은 분홍댕기 휘휘 날리며

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

 

이윽고 얼음길이 밝으면

나는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에 우줄우줄 나설게다

노래도 없이 사라질게다

자욱도 없이 사라질게다

 

 - 시적 화자를 독립운동가로 추측할 수 있다.

 

 이 시는 식민지 현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삶이 어려워 북으로 떠난 사람들, 국경을 넘어 만주, 러시아 등으로 흩어진 우리 민족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