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이용악 - 낡은 집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3. 00:23 posted by 반주하는 Samuel Park

 이 시는 진술시(이야기)입니다. 내용이 제법 많이 길군요. 이 시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날로 밤으로                                     … 낮으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 사람이 살지 않는다.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집.

이 집에서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 대대손손 가난하게 살았다.

 

재(고개)를 넘어 무곡(지명 이름)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 털보네 - 이 집에서 살았던 사람들.

 

찻길이 놓이기 전

누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 자유로운 공간

나의 사리말 동무는                            … 시적 화자와 친구.

집안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 찻길이 놓이기 전에는 털보네는 나귀나 소에 짐을 싣고 항구에 가서 그것을 팔면서 생계를 꾸려나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찻길이 놓이고 나서는 그 일을 기차가 대신하게 되었고 털보네는 그로 인해 생계 거리를 잃게 됩니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가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시적 화자의 촉각적 이미지.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 식민지 현실에서는 아이의 탄생이 축복이 아니었다. 워낙 가난하기에 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힘든 고통일 뿐.. 마을 아낙네들(제 3자)을 내세워 털보네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객관성을 확보했다.

 

갖주지 이야기와                       … 절에서 종을 만들 때 아이를 데려가 종을 만드는 데 쓴다는 이야기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물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 꿈을 키웠다                   … 작지만, 앞으로를 향한 소박한 꿈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데론지 사라지고 그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욱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만주)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러시아)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나무 밑동)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뒷 마당) 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이 시는 삭막하고 암담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털보네는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인물로 우리 민족이 겪었던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중요한 개념인 찻길은 일본이 대륙 침략의 목적으로 우리나라에 놓은 것입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땅을 잃게 되고, 우리나라의 각종 자원을 일본의 의도대로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현대 문학의 이해> 김소월 - 길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3. 00:22 posted by 반주하는 Samuel Park

어제도 하루밤 

나그네 집에     … 방랑하는 존재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였소.

 

 - 불길하고 불안한 상황을 이야기 함.

 

오늘은 또 몇십리

어디로 갈까.

 

 - 정해진 목적지x 방향 상실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방향성 상실.

 

말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가고 배가는 곳이라오.

 

 - 김소월 시인의 고향이 정주군 곽산면이지요.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 서도여운 (옷과 밥과 자유)의 1연과 유사.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불안정한 목표 상실. 이 시가 쓰인 시기의 시대를 반영.

 

 김소월 시인의 작품에서는 거리의 개념이 많이 나옵니다. 그것은 임, 고향, 집과의 거리를 나타내는데 예전에 포스팅한 초혼이라는 시에서는 임과의 거리가, 그리고 이 시에는 고향과의 거리가 나타납니다.

그러한 거리감이 화자의 상실감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시험 기간이라 진도는 나갔지만, 포스팅하지 못한 수업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소월 시인의 작품이 계속 포스팅되고 있는데, 이 시에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의식주의 문제가 나와있습니다.

 

공중에 떠다니는        …  자유

저기 저 요 

네 몸에는 있고 깃이 있지  … 옷 

 

 - 새를 통해 자유와 옷의 의미 표현

 

밭에는 밭곡식

논에 물벼

눌하게 익어서 숙으러졌네

 

 - 음식(식)과 관련된 쌀이 풍요로운 상태.

 

초산 지나 적유령

넘어선다

짐실은 나귀는 너 왜 넘니  … 떠나는 우리 민족..

 

- 2연의 풍부한 곡식도 내 것이 아니기에, 나는 떠난다. 

 

 이 시는 과거 식민지 현실에 일본에 땅을 빼앗겨 삶의 터전을 잃고, 타지로 떠나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그린 작품입니다.  지금 읽고 보면 참 마음이 아프군요.

 

공중에 / 떠다니는/  

저기 저 새요 //

네 몸에는 / 털 있고 / 깃이 있지 //

 

밭에는 / 밭곡식 /

논에 물벼 //

눌하게 / 익어서 / 숙으러졌네 //

 

초산 지나 / 적유령 /

넘어선다 //

짐실은 / 저 나귀는 / 너 왜 넘니 //

 

 이 시는 민요시로 이렇게 3음보로 끊어 읽을 수 있습니다.